청약 불패 지역이던 서울에서도 최근 미분양이 발생했습니다. 어디인가 살펴보니 분양가 상한제 미적용 구역이라 입지에 비해 분양가가 과도하게 높게 책정되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던 것 같아요. 요즘 부동산 시장이 유례없이 얼어붙은 탓도 크겠지만, 왜 미분양이 났고, 수분양자들이 페널티를 감수하면서까지 당첨을 포기한 것인지 이해해 보기 위해 개인 견해를 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수도권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대상지역
우선 이번 강북구 미분양 사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에 대해 알아봐야 합니다. 많은 분들이 이유로 가장 많이 꼽으시는 부분이거든요. 서울에서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은 아래와 같습니다. 분양가 상한제란 택지 안에서 감정 가격 이하로 땅을 받아 건설하는 공동 주택의 가격을 국토 교통부령이 정하는 기준에 따른 분양 가격 이하로 공급해야 하는 제도입니다. 쉽게 말해 신축 아파트 분양가를 저렴하게 책정하도록 나라에서 규정했다는 거죠.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지역은 서울 18개구(강남·서초·송파·강동·영등포·마포·성동·동작·양천·용산·서대문·중·광진·강서·노원·동대문·성북·은평) 309309개 동과 경기 3 개시(광명·하남·과천)1313개 동 등 총 322322개 동이라고 합니다. 이 분양가 상한제는 2019년 8월에 선포하고, 계도 기간을 거친 후 2020년 7월 29일부터 시행되었다고 해요. 입지가 좋고 정비 이슈가 많은 지역이라 인기가 많은데 가격까지 낮추어 분양하니 정말 로또 청약이었죠.
그런데 칸타빌 수유 팰리스가 위치한 강북구는 분양가 상한제 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분양가에 제한이 없었습니다. 그 결과, 시공사는 높은 가격의 분양가를 책정해 청약을 진행했죠. 칸타빌수유팰리스 분양 가격에 대해서는 좀 더 아래에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칸타빌수유팰리스 , 많이 아쉬운 세대수
미분양이 발생한 아파트는 강북구 수유동에 위치한 칸타빌수유팰리스입니다. 200여 세대의 작은 세대수, 좁은 평형이 많이 구성된 점이 아쉬운 부분이네요. (또 다른 강북구 미분양 아파트로 북서울 자이 폴라리스도 기사를 많이 탔지만, 칸타빌수유팰리스에 비하면 대단지에 장점도 많은 단지라 그런지 무순위 청약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결국 완판 됐다고 합니다.)
100여 세대, 200여 세대의 소단지 아파트들이 서울에 많긴 하지만, 칸타빌수유팰리스는 평형 구성이 작고, 주상복합 같은 느낌으로 건축되어 있어서 아파트 수요자들에게 더 차갑게 외면 받은 것 아닐까 싶네요. 가격과 입지를 아쉽게 생각하는 분들도 분명 많았겠고요. 그래도 오랜만에 등장하는 서울의 미분양 아파트라서 그럴까요? 강북구 주간 방문자 1위를 찍었네요.
칸타빌수유팰리스 분양가, 할인분양
32평형 분양가는 11억 4,780만 원에 책정됐고, 24평형 분양가는 8억 7,020만 원에 책정되었네요. 분양가 상한제 지역의 청약 가는 24평이 보통 6억대에 분양되는 것을 생각하면 확실히 부담스러운 가격이지요.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이달 입주를 앞두고 있어 최대 15%까지 할인 분양한다고 합니다. 11억 4,780만 원으로 분양했던 32평형 아파트를 9억 원대까지 할인한다고 해요. 미분양 물량은 총 216가구 중 89%에 해당하는 193가구에 달한다고 합니다.
칸타빌수유팰리스 입지
칸타빌수유팰리스는 강북구 수유동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강북구는 서울의 동북권에 해당하는 지역입니다. 성북구, 도봉구, 노원구와 가까이 맞닿은 지역입니다.
- 4호선 수유역 도보 8분, 461m
- 2종 일반주거지역
칸타빌수유팰리스는 4호선 수유역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수유역 8번 출구까지 도보 8분이 걸리네요. 역세권이 아니라는 점으로 엄청 까였던 것 같은데, 역까지의 거리는 양호하다고 생각합니다. 미분양이 생긴 원인은 역시 비역세권이라는 이유보다는 정비되지 않은 환경, 인프라가 부족한 입지에 216세대라는 작은 소단지이며 작은 평형 위주라 아파트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데 주변 아파트보다 높게 가격을 책정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근처 어린이집, 교육기관 인프라는 아래와 같습니다.
- 어린이집: 예인어린이집(176m), 구립예림어린이집(231m) 등
- 유치원: 성실유치원(476m), 성체유치원(338m), 쌍문초병설유치원(690m) 등
- 초등학교: 서울 쌍문초 740m
- 중학교: 강북중학교(321m), 수송중학교(937m), 인수중학교(1.4km) 등
- 고등학교: 혜화여고(1.7km), 미양고(2.3km), 삼각산고(2.9km) 등
수유동 300세대 이상 아파트
수유동에는 기존에도 아파트가 많지 않은 지역이었네요. 300세대 이상으로 필터링을 걸어 보니 3군데가 나오네요. 대부분 우이신설선 가오리역 근처에 몰려 있고요. 저는 이 부분이 조금 신기하더라고요. 길음-미아사거리-미아역 부근으로는 아파트가 많이 지어져 있어서, 수유동도 비슷한 상황일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 수유삼성래미안아파트: 2001년 준공, 690세대, 32평 8억 중반
- 수유벽산아파트: 1993년 준공, 1,454세대, 31평 7억 중반
- 극동아파트: 1992년 준공, 574세대, 31평 6억 초반
수유동 정비사업 현황
그러면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된 지역들이 많은 걸까? 싶어서 서울시 클린업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자료를 조회해 봤습니다. 재개발, 재건축, 소규모 재건축, 가로주택정비, 지역주택, 리모델링 사업을 전부 포함하여 강북구 수유동의 정비사업 현황을 조회해 보니 아래와 같이 총 5건이 뜨네요. 그런데 대부분이 사업 면적이 정말 작아서 아파트로 지어질 것 같아 보이진 않았습니다.
- 추진위원회 승인 3곳
- 조합설립인가 1곳
- 사업시행인가 1곳
수유동 보광빌라 재건축
위 다섯 곳 중에서 가장 정비 구역 면적이 넓은 부분은 보광연립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구역이었습니다. 경전철 우이신설선 초역세권에 위치한 노후 빌라 단지네요. 뒷편에 극동아파트가 있고, 역 건너편에 수유벽산 아파트, 수유삼성래미안 아파트가 들어서 있는 곳이군요.
중전철인 4호선 수유역보다 우이신설역 가오리역 주변으로 아파트 택지가 구성된 점이 색달랐습니다. 아마 실제로 지역에 가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겠죠? 하도 뉴스에 칸타빌수유팰리스 이야기가 많이 나오길래 대체 어디길래 하는 마음으로 찾아 본 것이 수유동에 대한 분석까지 하게 되며 길이 많이 길어졌네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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